2월 서울 무료 전시회 추천 피크닉부터 갤러리현대까지

2026년 2월, 서울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전시회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 날씨도 춥고, 주말에 뭘 할지 고민이라면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딱 좋은 시기다. 무료라서 부담 없이, 하지만 퀄리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다양한 전시를 한눈에 살펴보고, 이번 주말 데이트나 혼자만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추천 리스트를 소개한다.

전시명장소기간특징
HUMAN MOMENT피크닉~2/15두산 박용만 전 회장의 일상 사진전
말들이 많네 특별전국립민속박물관~3/22026 병오년(말띠 해) 맞이 특별전
금기숙 기증특별전서울공예박물관~3/22패션아트와 와이어 조각의 세계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갤러리현대 본관~2/28민화와 궁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시

일상의 인간적 순간을 담은 사진전 HUMAN MOMENT

회현역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에서는 두산그룹 박용만 전 회장의 사진전 ‘HUMAN MOMENT’가 무료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의 박용만 작가가 1970년대 중반부터 취미로 쌓아온 사진 작품들을 선보인다. 80여 점의 작품들은 특별한 장소나 연출보다는 일상 속에서 포착한 인간적인 순간들로 가득하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낮잠에 빠진 노동자의 모습, 창밖을 통해 흐릿하게 보이는 도시의 풍경, 강아지 털의 섬세한 질감까지, 빈티지하면서도 뚜렷한 색감의 사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전시는 무료지만 매표소에서 티켓을 받아 입장해야 하며, 옥상까지 전시 공간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샵도 마련되어 있어 더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다.

HUMAN MOMENT 전시장 내부 모습과 박용만의 일상 사진들
피크닉에서 열리는 HUMAN MOMENT 전시의 분위기

갈수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전시

박용만 전 회장은 평소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에 조심스러워하셨다고 하나,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된 작품들은 오히려 솔직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많은 관람객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재벌도 사람이다’라는 평처럼, 높은 지위와 관계없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삶의 작은 순간들을 포착한 이 사진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전시는 2월 15일까지 진행되므로, 남은 기간 동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주차는 불가능하지만 회현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피크닉 공식 홈페이지

말띠 해를 맞이한 국립민속박물관의 특별전

2026년은 병오년, 즉 말띠 해다. 이를 기념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말들이 많네’ 특별전이 무료로 열리고 있다. 안국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 박물관 내 기획전시실 2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전시는 말에 관한 다양한 문화적 상징과 역사를 다채로운 작품과 유물을 통해 보여준다. 십이지신 오신 관련 작품부터 마패, 말안장 같은 실물 유물, 말 울음소리와 발굽 소리가 어우러지는 영상 설치까지, 비교적 작은 공간이지만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전시장 중앙에 자리한 조랑말 모형은 SNS에서도 인기 있는 포토 스팟이다. 주변에 있는 ‘출산, 모두의 잔치’ 전시나 상설전시관과 함께 관람하면 박물관을 한 바퀴 돌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양한 연계 체험 프로그램과 특정 날짜의 마두금 탱고 공연도 있으니 방문 전 일정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국립민속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와이어 조각과 패션아트의 세계 서울공예박물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수 입장 시 눈꽃요정으로 유명했던 피켓 요원들의 의상을 디자인한 금기숙 작가의 기증특별전이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이라는 부제를 단 이 전시는 작가의 40년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다. 철사를 주요 소재로 한 ‘와이어 조각’은 전통 한복의 선과 떨잠, 흔들림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작품들이다. 공중에 설치된 드레스부터 벽면에 걸린 부조 작품까지, 그림자마저 작품의 일부가 되는 신비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전시는 Dreaming, Dancing, Enlightening 등 5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있으며, 3층부터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평창올림픽 당시 실제 사용된 의상도 전시되어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관람이 가능하다. 개막 4주 만에 누적 관람객 2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전시로, 전시 기간도 3월 22일까지로 연장되었다. 서울공예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민화와 궁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갤러리현대 전시

삼청동 갤러리현대 본관에서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 전시가 2월 말까지 무료로 진행 중이다. 이 전시는 민화와 궁중화를 단순히 계급에 따라 구분짓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온 변주의 역사를 보여준다. 권위와 격식을 상징하는 궁중화의 ‘장엄함’과 생활과 소망을 담아낸 민화의 ‘창의력’이 어떻게 한 화면에서 공존하고 소통했는지를 27여 점의 작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쌍룡희주도의 위엄, 호피도 패턴의 압도적 밀도, 해학 넘치는 호작도(호랑이와 까치), 그리고 책거리와 십장생도 등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조선 후기 사람들의 욕망과 미의식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특히 대부분의 작품이 병풍 형식으로 제작되어, 옆으로 걸어가며 화면의 변화와 리듬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쓸하다. 같은 기간 갤러리현대 신관과 두가헌에서는 현대 작가들이 전통 회화를 재해석한 ‘화이도’ 전시가 동시 진행되고 있어 함께 관람하면 더욱 풍성한 경험이 된다. 갤러리현대 공식 홈페이지

2월의 서울을 빛내는 무료 전시회 모아보기

지금까지 소개한 네 곳의 전시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2월의 서울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피크닉의 ‘HUMAN MOMENT’는 일상의 감성과 인간적 온기를, 국립민속박물관의 ‘말들이 많네’ 전시는 말띠 해를 맞은 문화적 의미와 전통을, 서울공예박물관의 금기숙 전시는 현대적 소재로 재탄생한 전통미를, 그리고 갤러리현대의 ‘장엄과 창의’ 전시는 민화와 궁중화의 경계를 허문 미학적 변주를 보여준다.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어 경제적인 부담 없이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추운 겨울, 실내에서 따뜻하게 예술과 역사, 전통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각 전시의 기간과 운영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주변의 다른 볼거리와 연결해 하루를 알차게 계획한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문화 나들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