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태리쌤과 현실 속 예술강사의 이야기

tvN 예능 ‘방과후 태리쌤’이 시작되면서 배우 김태리의 선생님 도전이 화제가 되고 있어. 경북 문경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연극반 아이들을 만나는 그녀의 설렘과 긴장, 그리고 진심 어린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지.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히 ‘예쁘다’거나 ‘재밌다’를 넘어서 복잡해. 왜냐하면 이 프로그램이 비춰주는 화려한 빛 뒤에는, 오랜 시간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해왔으나 지금은 그 자리에서 사라져가는 또 다른 ‘진짜’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이야.

프로그램과 현실의 학교 예술교육을 한눈에 비교해볼게.

구분‘방과후 태리쌤’ (예능 프로그램)현실 학교 예술교육 (전문 예술강사)
성격선택적 방과후 프로그램정규 교육 과정 내 예술 교과
대상소수 희망 학생 (7명)학급 전체 학생 (공동체 경험)
지속성단기 프로젝트 (약 2주 촬영)한 학기/학년 단위 장기 과정
주목도TV를 통한 대중적 관심 집중예산 삭감으로 인한 사라진 수업

첫 수업의 진심이 묻어나는 김태리의 눈물

프로그램 1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김태리의 눈물이었어. 체육관을 연극 교실로 꾸미고, 일인극을 준비하며 아이들을 기다리는 그녀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정작 첫 수업이 끝난 후 혼자 교실에 남아 내뱉은 말은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요”였지. 완벽하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하는 그 모습에서 단순한 예능 쇼를 넘어 진정성 있는 도전을 볼 수 있었어. 이는 연극을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마음을 쏟아야 하는 일인지를 잘 보여주는 순간이었고, 많은 현직 예술강사들의 공감을 샀어. 그녀가 느낀 부담과 책임감은 수년, 심지어 10년 이상 아이들을 가르쳐온 전문 강사들이 매일 마주하는 감정이기도 하니까.

프로그램이 드러내지 않는 예술교육의 또 다른 현실

‘방과후 태리쌤’을 보며 ‘우리 아이 학교에도 이런 수업이 있었으면’이라고 생각한 학부모라면 조금은 다른 사실을 알아야 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통해 전문 연극예술강사들이 전국의 학교에 파견되는 사업은 이미 2006년부터 이어져 왔다는 거야. 하지만 문제는 그 후예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지. 특히 2024년에는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연극 수업 시수가 ‘0’이 되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했어. 2026년인 지금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서, 서울 지역 연극 강사들의 평균 연간 수업 시수는 고작 20시간 정도라고 해. 이는 연봉으로 환산하면 80만원 조금 넘는 수준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야.

더 안타까운 점은 오랜 경력을 가진 베테랑 강사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예산 문제로 인해 새로운 인력을 모집하고 연수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거야. 기존에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교과 내 예술 수업 예산이 ‘늘봄’ 같은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전환되면서, 교육의 본질보다 행정과 예산 편의가 우선시되는 모습이야. 방과후 프로그램과 정규 교과 시간 안의 예술교육은 엄연히 달라. 모든 아이들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창의성과 표현력을 키워나가는 경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해.

방과후 태리쌤 김태리와 초등학생들이 연극 수업을 하는 모습
김태리가 아이들과 함께 연극 수업을 진행하며 교감하는 모습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선택이 아닌 필수 예술교육

점점 AI와 디지털 콘텐츠가 발달하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은 창의력, 상상력, 그리고 자기 표현력이야. 이 모든 것은 예술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어. 하지만 지금처럼 소수의 아이들만 방과후에 선택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는 부족해. 모든 아이들이 학급 친구들과 함께 한 학기, 혹은 한 학년 동안 꾸준히 예술을 경험해야 비로소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힘을 기를 수 있어. TV 속의 빛나는 모습이 모든 학교의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예술교육의 가치를 인정하고 제자리를 찾아주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때야.

예능 너머의 의미를 생각해보며

김태리의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요’라는 말에, 오랜 현장 경험을 가진 한 연극 강사는 TV를 보며 ‘하나도 재밌지 않았어요’라고 생각했다고 해. 그 이유는 프로그램이 아무리 잘 나가고 학교 연극 수업이 다시 주목받아도, 근본적인 처우와 고용 불안,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야. 오랜 시간 아이들에게 ‘내년에 또 보자’고 약속해온 강사들에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과후 태리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변하지 않아. 이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들에게 연극 수업의 즐거움과 예술 경험이 아이들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우리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그 목소리가 결국 제도를 바꾸는 힘이 될 테니까. 화면 속의 따뜻한 이야기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동등하게 주어져야 할 교육의 권리로 자리 잡는 날을 기대해본다.

더 자세한 현직 예술강사의 생생한 목소리는 관련 블로그 글에서 확인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