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소식이 들리기 전, 2월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전시들이 준비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인천광역시립박물관의 ‘바다의 꽃, 게 섰거라’ 전시는 단순한 주제가 아닌 깊이 있는 이야기로 다가오는 고퀄리티 무료 기획전으로 눈에 띈다. 이 전시는 생생한 어민들의 삶부터 김홍도, 이중섭 등 예술가들의 작품까지 ‘게’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역사, 민속, 예술을 넘나드는 풍성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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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특별전 바다의 꽃 게 섰거라
인천광역시립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이 특별전은 제목부터 특별하다. ‘바다의 꽃, 게 섰거라’라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름은 전시의 경쾌함과 깊이를 동시에 암시한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나의 대상이 어떻게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융합형 전시의 좋은 본보기다.
전시 구성과 볼거리
| 구분 | 내용 | 주요 작품 및 포인트 |
|---|---|---|
| 1부 | 식재료로서의 게 | 인천 앞바다 어민들의 생업 현장 사진과 영상, 실제 어구 전시 |
| 2부 | 민속과 삶 속의 게 | 게와 관련된 민속 신앙과 생활문화 |
| 3부 | 예술과 문학 속의 게 | 김홍도 ‘해도’, 이건희 컬렉션 ‘백자청화게무늬접시’, 이중섭 작품 등 |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인천 연평도 어민들이 게를 잡는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다. 게 통발 같은 실제 어구들이 전시되어 있고, 바닥에 깔린 영상은 우리가 먹는 꽃게탕 한 그릇에 담긴 노동의 의미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닌, 누군가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는 도입부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예술 작품 섹션이다. 조선 후기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의 ‘해도’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갈대꽃을 꽉 문 게의 생생한 모습이 인상적이며, 옛 선비들에게 게가 과거 급제를 상징하는 길한 동물이었다는 해설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여해 온 이건희 컬렉션의 ‘백자청화게무늬접시’는 푸른 안료로 그려진 정교하고 귀여운 게 그림으로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만든다. 국민 화가 이중섭의 ‘애들과 물고기와 게’와 같은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게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좋다. 귀여운 게 모형과 통발 같은 전시물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어른들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각자의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다. ‘게’라는 친근한 대상을 통해 역사, 예술, 민속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모습은 융합적 사고를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된다.
전시 기본 정보 및 관람 팁
이 특별전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2월 22일까지 진행된다. 인천광역시립박물관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청량로160번길 26에 위치해 있다. 박물관 자체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주말에 찾아가기 좋은 장소다. 전시 규모는 아담하지만 내용은 매우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인문학적 깊이를 잃지 않은 기획력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일상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는 전시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게 한다. 2월의 마지막을 장식할 의미 있는 문화생활을 계획 중이라면, 이 무료 전시를 추천한다.
다양한 2월 전시 이야기
2월은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인천의 게 전시 외에도 서울에서는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만날 수 있는 전시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K현대미술관 핑크버블 전시
강남 K현대미술관에서는 2월 28일까지 ‘핑크버블 인사이드 어나더 월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몽환적인 핑크빛으로 채워진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공간은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소비와 환경,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PLA 같은 생분해성 소재로 만들어진 오브제들은 버려지는 물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전시는 사진으로 남기기에 충분히 화려하지만, 직접 공간 안에 들어가 경험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감동을 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올해의 작가상 2025
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는 ‘올해의 작가상 2025’ 전시가 진행 중이다. 김영은, 임영주, 김지평, 언메이크랩 등 네 팀의 작가가 선정되어 각자의 독창적인 작업을 선보인다. 소리와 청취의 정치성을 탐구하는 작업부터 미신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을 다루는 작업, 동양화의 전통을 재해석하는 작업, 발전주의와 인공지능을 교차시키는 작업까지 다양하다. 특히 수요일과 토요일 야간 개장 시간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문화생활을 계획하기에 좋다.
2월의 따뜻한 문화 나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월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하기 좋은 시기다. 실내에서 따뜻하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학 기간과 맞물려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전시들이 많다. 인천시립박물관의 ‘바다의 꽃, 게 섰거라’ 전시는 무료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며, 깊이 있는 내용으로 단순한 관람을 넘어 생각의 확장을 가져다준다. 서울의 현대미술 전시들은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흐름을 접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2월, 친근한 주제로 시작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나는 인천의 게 전시를 시작으로,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선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각 전시장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기다리며, 보고 듣고 생각하게 하는 풍성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